최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노동시간 실태와 단축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이 2,200시간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나라라고 한다. 2015년 우리나라 취업자 평균 근로시간이  OECD 평균보다 507시간, 그리고 독일보다는 902시간 많다. 주 40시간 근로 기준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근로자가 OECD 평균보다 약 3개월, 독일보다는 약 5개월을 더 많이 일한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나라가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룬 데에는 국민의 성실함과 근면함이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실과 근면성이 이제는 습관처럼, 관행처럼 굳어진 듯하다.

  위 보고서에서는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어렵게 만든다고 진단하였다. 장시간 근로는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의 갈등으로 이어져, 결국은 노동생산성, 직무만족, 생활만족, 가족관계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우리 병무청도 2016년 평균 근로시간이 2,100시간이 넘고 있다.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 청사 사무실의 불빛과 주말 휴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출근하여 일 하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대견하면서도 가슴 한편에 아련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얼마 전에 있었던 모 부처 공무원의 휴일근무 중 과로로 인한 사망사고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하고 있다.

  병무청에서는 개인의 삶과 일이 조화를 이루는 모범적인 조직으로 발전하기 위해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연가 및 유연근무의 활성화와 가정의 날 지정이다.

  사실 조직 사회에서 관리자와 주위 직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가를 마음대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연가기간 동안 누군가는 내 업무를 대행해야 하고, 그것은 조직과 동료 직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연가 사용률을 성과평가에 도입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0년에 43%대에 머물렀던 연가 사용률이 작년에는 57.9%로 증가하였다.

  이외에도 유연근무제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법령으로 존재했었지만, 최근에야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전북지방병무청에서는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도나 1주의 근무시간을 스스로 설계하는 근무시간선택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주 1일이었던 가정의 날을 지난해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일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초과근무, 직원 간 회식을 금지하고 정시에 퇴근하여 저녁시간을 가족과 함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전북지방병무청은 이러한 휴식의 보장과 유연한 근무를 통해 개인별 업무 집중도를 향상시켜 2016년도 소속기관 평가에서 전국 1위를 달성하였다. 올해에도 연가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불필요한 초과근무를 지양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복무제도의 운용이 국민에게는 명품 서비스 제공을, 직원 개개인에게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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