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지사가 다수의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를 만들기 위해 ‘노 스트라이크 존·파업청정지역’을 만들 것이고 이와 관련한 상생협약에 민주노총이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지난 3월 6일 성명을 통해 도지사의 해당 발언이 반헌법적·반노동적임을 밝히고 김관영 지사의 비전에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김관영 지사는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민주노총을 끼워 팔며 전라북도를 파업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며 여론을 호도한다.
우리는 사실관계도 틀릴뿐더러 노동권을 훼손하는 반 헌법적 주장을 반복하는 도지사를 규탄하기 위해 이 곳에 모였다.
우리는 지방정부의 장인 도지사가 기본권을 침해하겠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 매우 우려스럽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통해 집단적으로 뭉치지 못한다면, 노-사 교섭과 협약을 통해 노동조건을 향상할 수 없다면, 쟁의행위를 통해 기업을 압박할 수 없다면 노동자들의 삶은 오로지 기업의 자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권리는 톱니바퀴처럼 한 축만 빠져도 굴러갈 수 없다.
이는 민주노총전북본부가 특별히 주장하는 바가 아니라 노동문제에 있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33조는 물론 세계 각국 헌법, ILO등 국제기구가 정한 노동기준에서 노동3권을 특수한 법리이자 보편적 권리로 보장하는 이유다.
우리는 도지사가 이를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해보았는지 의문스럽다.
고민이 없다면 통탄할 일이고 알고도 파업 없는 전라북도를 외치고 다닌다면 더 큰 문제다.
당사자인 노동자들은 안중에 없이 기업과 행정이 빼고 싶으면 빼고, 넣고 싶을 때 넣는 권리라면 대체 헌법과 기본권이 무슨 의미인가.
헌법까지 갈 일도 아니다.
작년 전라북도의회를 통과한 「전라북도 노동기본조례」 역시 노동권 보장을 전라북도지사의 책무로 명확히 규정해 놓았다.
헌법부터 노동관계법 조례까지 부정하려 드는 김관영 지사의 행보에 헛웃음이 나온다.
전라북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타가 공인하듯 전국 대비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영세사업장 비율, 낮은 임금이 고착된 노동 낙후지역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살펴보지도 않은 채 관념적으로 기업유치만 되뇌는 무능한 정치가 전북의 위기를 심화시켰다.
관선부터 민선 8기 김관영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를 외친 도지사만 있었지,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동단체와 진지하게 협의에 나선 이는 없었다.
심지어 국민의힘 단체장이 오랜 기간 집권해온 대구·경북조차 지자체가 노동단체와 노동정책을 토론하고 협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북의 실정은 더 심각하다.
그 결과 전라북도는 경제 활동의 주축인 20-40대 노동자 수는 급격하게 감소하여 미래 성장 동력마저 잃어버린 암울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다른 지역보다 유독 일자리가 많이 남아돌아 경제 현장에서는 심각한 구인난을 호소하는 지경이다.
전북 위기의 본질은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일할 만한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아무리 기업을 유치해봐야 최소한의 노동기준도 지켜지지 않는 일자리만 늘어난다면 전북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따름이다.
수십 년간 ‘기업하기 좋은 전라북도’를 외쳐온 결과가 무엇인지를 김관영 지사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김관영 지사의 비전은 200년 전의 고전적 방임주의 사상으로의 회귀에 불과한 퇴행이고 윤석열 정부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사회는 발전하고 변화하는데 200년 전의 낡은 교리만 붙들고 있으면 전라북도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트리게 될 뿐이다.
민주노총전북본부는 김관영 지사의 낡은 비전에 동참할 의사가 눈꼽 만큼도 없으니 자신의 낡은 비전에 민주노총전북본부를 끼워 넣는 무례한 행태를 당장 그만두라.
또한 민주노총전북본부는 낡은 신념으로 전라북도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일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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