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당정협의회를 열고 집시법 개정 착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의 노숙집회를 ‘공공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규정한데 따른 것이다.
회의는 시작부터 끝까지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내용으로 가득 찼다. 새벽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고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개최하는 집회·시위는 제한하겠다고도 한다.
2009년에 헌법재판소는 일몰 전·후 옥외집회·시위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 취지를 훼손하는 입법이다.
법 집행에 과거 전력을 적용하는 것은 일사부재리라는 헌법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의 집회가 현행법 상 불법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처벌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다.
정말 민주노총의 집회가 불법이었다면 현행법으로 다루면 될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인사가 집시법 개정을 들고 나온 것은 그동안 노동자와 시민의 저항권 행사를 헌법 기본권으로 인정해왔던 대법원의 판례가 축적되어 민주노총의 집회가 불법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례로 전북에서 2015년에 개최되었던 민주노총전북본부의 도로 점거 집회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의미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대법원의 판결(2017도8592)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극우인사들의 극단적인 집회에 대해 법에 따라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결국 이번 집시법 개정 시도의 이유는 민주노총의 집회가 불법이어서가 아니라, 민주노총의 집회만을 불법으로 딱지 붙이고 싶어서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이후 틈만 나면 자유, 규칙 기반 질서를 부르짖어 왔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결사의 권리는 자유권의 핵심 원칙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가 단결할 권리와 집회·시위의 권리를 제한하며 권위주의 국가들의 행태를 모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부르짖는 자유는 정부가 자국 시민을 탄압할 자유에 다름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의 헌법 및 민주주의 파괴 행위에 ‘자유’라는 가치를 들먹이지 마라.
그 ‘자유’는 당대에는 ‘불법’이었던 숱한 사람의 저항과 희생에 기대 이루어진 것임을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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