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마지막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국민들의 관심은 온통 헌법재판소의 일거수일투족에 모아지고 있다.

헌재의 인용이나 기각 여부를 떠나, 선거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 선출된 대통령의 파면여부가 헌재의 표결 대상이 됐다는 점은 대통령 본인의 명예 실추는 물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정부에 신뢰를 주었던 국민을 매우 허탈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으로 점화돼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진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jtbc가 처음으로 ‘비선 실세’ 의혹을 보도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무런 공식 직함이 없는 민간인 신분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전달받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그 다음날 박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그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후에도 박대통령은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었지만 그때마다 민심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결국 서울을 비롯한 전국 많은 도시에서 집회와 시위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국민이 주장하는 것은 희대의 국정농단 사태의 궁극적 책임이 박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이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대통령이 퇴진할만한 잘못이 아직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필연적으로 대통령 탄핵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고 이제 그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그려질 전망이다.
아무튼 '탄핵'이 끝난 후 우려되는 부분은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이 각 정파 간 이해득실 계산에 앞선 나머지 열화와 같은 국민적 함성에 담긴 심오한 뜻과 간절한 소망과는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과거 정치적 변곡점에서 유력 대선후보들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권력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나라의 백년대계를 망쳐버린 사례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사회는 이번 탄핵 사태 이후 단기적으로는 우선 대통령의 거취문제가 급선무이겠지만 장기적 안목의 미래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국민들 사이에선 이제 지난 30년간 지속된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롯한 정치체제가 그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하는 회의감이 높아가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정치적 혁신이 이뤄져야 하며 특히 민의를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선거제도가 가장 먼저 바꿔져야 할 것이다.
선거제도를 이대로 두고선 그 어떤 정치적 개혁도 제대로 된 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
지금 광화문광장의 촛불민심은 새로운 정치체계, 새로운 경제 질서 등 승자독식의 기존 틀을 깨고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새로운 삶의 문화가 이뤄져 희망찬 미래가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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