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적 열기 속에 진행됐던 탄핵정국이 끝나감에 따라 제19대 대선 레이스가 성큼 눈앞으로 다가섰다.

법에 의해 대통령 탄핵 파면 시 그 다음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게 돼있다.
따라서 오는 5월 9일 이전에 선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정부는  금명간 선거일을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쟁점으로는 우선 ‘적폐청산’과 ’개헌’ 등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문제도 이번 대선의 큰 쟁점이 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한반도 주변을 둘러싸고 급하게 돌아가고 있는 국제정세도 또 하나의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선은 큰 의미가 있다.
전직 대통령 탄핵을 성공시킨 광장의 민심은 이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길 염원하고 있지만 현실의 제도권 정치가 이 같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나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명예 퇴진은 그동안 한국사회 주류로 군림해왔던 기득권 보수세력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아마도 국민들 뇌리 속에서 이번 탄핵의 부정적 기억이 지워지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가을 언론에 의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이를 규탄하는 수백만 국민들의 대대적인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렸다.
전국을 휩쓴 노도와 같은 촛불민심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을 이끌어 냈고 결국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최종적으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여기까지 이어진 일련의 민주적 흐름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한국 민주헌정사에 길이 빛날 기념비적 성취라 할 만하다.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몰고 간 촛불민심 저변에는 우리사회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망감이 녹아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지금 우리사회는 극소수 부와 권력을 움켜쥔 자들의 온갖 ‘갑질’로 일반 서민들의 신음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오고 있으며 경제적 격차는 갈수록 벌어져 이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무기력하게 할 만큼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나 ‘흙수저’같은 자포자기식 단어들이 횡횡하는가 하면 한편에선 삶의 무게에 눌린 많은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채 흐느적거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한국사회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
기존의 낡은 틀을 벗어던지고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편 정치지도자들에게 적폐청산이라는 전 국민적 지엄한 과제와 통합이라는 현실적 출구전략 사이에서의 진지한 고민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이번 대선이 건성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아무튼 이번에 각 당과 후보들은 새 시대를 열수 있는 개헌안을 국민 앞에 내놓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많은 모순점이 드러나고 있는 현재의 선거법도 차제에 좀 더 합리적으로 고쳐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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