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억에 자리 잡고 있는 많은 대형 사고들이 있다.

대형화재와 재난은 왜 끊임없이 발생하며, 왜 줄어들지 못하는 것일까.
사고 발생 시 보통 인명과 재산피해가 컸을 때 ‘대형’이라는 말을 붙이거나 ‘재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2003년 일어난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와 2014년 벌어진 세월호 사고 두 가지의 공통점도 인명피해가 상당히 큰 재난이었다는 점이다.
그럼 인명피해가 왜 컸을까.
많은 언론들은 두 참사 이후 이구동성으로 “대피를 빨리 했다면, 밖으로 빨리 나왔다면 인명피해는 줄었을 것이다” 라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뉴스를 접한 많은 국민들은 “재난을 인지하면 빨리 거기에서 나오지 무엇을 했냐”며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다.
연간 180여회의 소방안전교육의 현장에서 대국민 교육을 실시하는 필자는 교육 서두에 교육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 불이나면 어떤 것을 제일 먼저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은 “119에 가장먼저 신고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그 외에 “소화기로 불을 꺼야한다”, “가스밸브를 차단해야 한다” 등 여러 대답들이 나오지만 “대피를 먼저 해야 한다”는 대답을 하는 교육생은 거의 없다.
화재 발생 시 초기에 대피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할까?
2019년 1월 천안의 한 초등학교 증축공사 중 화재가 발생했다.
그 당시 학교에는 약 90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으나 학생들 모두 신속하게 대피하여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었다.
이는 평소 화재 대비 모의 훈련을 실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대로 2018년 11월 9일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시에는 최초 발견자의 초기대처 미숙으로 미처 대피하지 못한 7명이 사망한 사례도 있다.
영국, 미국, 호주 등 외국에서는 화재발생시 소화방법 교육에 앞서 비상대피를 우선하여 교육한다.
평상시 집·가정·회사 등 생활공간에서의 대피계획을 수립하고 반복훈련을 하고 있다.
화재감지기의 오동작으로 비상벨이 울린 경우라 할지라도 대피하지 않으면 법칙을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
잠시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위험에 처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대피’를 몸에 익혀 실제 화재에서 반사적으로 안전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평소 안전에 관심을 갖고, 안전에 대한 교육·화재대피훈련을 받으며 반복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이를 습관화해야 한다.
군산소방서에서는 ‘화재 발생 시 대피먼저’에 대한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물론 소화기 사용법, 119신고요령 등의 교육도 병행하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대피를 최우선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교육한다.
아울러 화재 시 대피가 최우선시 되도록 소방특별조사반이 비상대피를 위한 비상구 등 피난시설을 집중관리 하고 주택 화재 발생 시에 화재를 감지하여 경보를 울려주는 화재경보기를 보급하는 사업도 시행중이다.
일반국민이 화재를 진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화재나 모든 재난의 상황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위해 그 어떤 조치보다도 대피를 우선하여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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