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작업중지명령이 해제된 과정은 고용노동부의 회사봐주기였음이 더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작업중지명령 관련 경과에 따르면 회사는 3월 24일에 작업중지 해제 신청서를 제출했고 26일에 현장 확인, 27일에 작업중지 해제 심의위원회가 개최됐다. 군산지청장 등 5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작업중지 해제를 불승인했다.
회사는 4월 5일에 재차 작업중지 해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에는 군산지청의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군산지청은 같은 날 현장을 확인한 뒤 4월 7일에 군산지청 산재예방지도과장 등 4명이 참석한 회의를 개최해 해제를 승인했다.
4월 7일은 고용노동부 광주청이 10일 간의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특별감독을 마무리 한 날이었다.
결국 정리하면 사정은 이렇다.
군산지청은 회사의 작업중지 해제 요청 당일 현장에 나간 뒤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특별감독을 진행한 고용노동부 광주청은 569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광주청 감독관의 눈에는 보이는 법 위반 사항이 군산지청 감독관에게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인가?
게다가 세아베스틸은 5월이 지나서야 적발 사항 조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군산지청은 감독 결과에 따른 시정 조치가 완료되기도 전에 작업중지를 해제한 것이다. 그리고 군산지청은 고용노동부의 기준도 위반했다.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중대재해 등 발생 시 작업중지 명령?해제 운영기준」(이하 운영기준)에 따르면 ‘작업중지해제 심의위원회’는 지청장, 산재예방지도과장 등으로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군산지청은 특별감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지청장도 참석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회의를 개최해 작업중지를 해제했다.
하루라도 빨리 작업중지를 해제해 주기 위한 마음이었거나 봐주기 작업중지 해제가 향후 문제될 것을 염려해 지청장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4월 하순 경, 주조 공정에서 노동자 1명이 입원요양하는 재해가 또 발생했다.
전적으로 회사 봐주기에 급급한 군산지청의 책임이다.
이렇게 방치하면 세아베스틸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군산 지역은 5월에도 ‘산업재해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1월부터 4월까지, 6명이 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작년에 비해 3배가 늘었다.
군산지청은 자신들도 답답하다고 말한다.
그들만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
바로 회사 봐주기에 급급한 자신들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고용노동부는 군산지청부터 문책하라.
그것이 군산지역에서 급증하는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첫 단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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