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전주지방법원이 건설노조전북본부 임영웅 본부장, 건설지부 안상호 전 수석부지부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건설노조의 모든 활동이 협박, 강요, 공갈이라는 경찰·검찰의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사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사법부는 헌법 제33조(노동3권)를 통째로 부정했다.
경찰이 건설노조에 적용하는 혐의를 요약하면,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집회·불법행위 신고 등 압박을 하면 협박죄, 채용을 하게 되면 강요죄, 단체협약에 따라 전임비를 지급받으면 공갈죄라는 것이다.
집회는 특정한 요구를 펼치기 위해 다수가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가 모여 요구하는 행위 자체를 협박이자 불법으로 규정하는 경찰·검찰·사법부의 논리라면 한국 사회에서는 사실상 모든 집회·시위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를 신고하는 행위가 협박이라는 경찰·검찰의 주장도 어처구니 없기는 마찬가지다.
노동조합이 나서 불법행위를 바로잡고 중대재해를 예방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어떻게 협박과 강요란 말인가.
게다가 경찰은 민주노총 조합원의 작업 속도가 느려 효율성이 떨어져 회사가 채용을 꺼렸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민주노총 조합원은 원칙을 지키며 작업하니 불법적인 공사를 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사용자의 고백이다.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 근절은 노동자 뿐만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도 직결된 문제다.
최근 철근을 빼먹고 지어서 무너진 대형건설사 아파트가 논란이다.
경찰·검찰의 건설노조 탄압은 건설노동자들에게 철근을 빼먹는 불법행위를 목격해도 입을 닫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범죄행위에 가담하라는 협박이다.
또한 건설노조의 활동은 건설 현장의 무도함에서 출발했다.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은 건설 현장이 열리면 일을 시작하고 공사가 끝나면 실업 상태가 되어 고용과 실업을 반복한다.
건설 현장에 노조가 없을 때 건설노동자들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 아래에서 시다오께, 오야지, 십장, 똥쟁이들에게 임금을 갈취당했고 그나마도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굽신거리며 비인격적인 대우를 견뎌야 했다.
일할 수 있는 현장을 찾아 전국을 떠돌던 건설노동자들이 자기 지역에 안착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노동조합 덕분이다.
노동조합은 회사에 똥쟁이들이 떼어 먹던 중간 착취를 없애고 노동자들을 차별 없이 안정적으로 고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노동자들을 일회용품 다루듯 하는 건설 현장은 합법이고 노동조합의 고용 안정 요구는 채용 협박이자 강요인가?
경찰·검찰은 단체협약에 따라 회사가 지급한 전임비도 문제삼는다. 노동조합법 제24조는 노동조합 전임자에게 타임오프(노동시간면제)를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체협약은 타임오프 시간을 정해두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들로 이루어진 건설노조 특성상 현장에서 전임자가 나오기 어려운 경우 노동조합은 타임오프 시간에 해당하는 임금을 전임비로 지급받는 것이다.
노동시간면제 제도는 노동3권의 보장을 위해 노동관계법에 명시된 권리이다.
경찰·검찰이 건설노조에 씌운 혐의대로라면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체협약 체결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모든 노조활동은 협박·강요·공갈죄에 해당할 것이다.
경찰·검찰의 태도는 노동3권과 노동관계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경찰·검찰의 이 같은 기조는 윤석열 정부의 반헌법적 노조탄압 기조에 따른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건설노조 뿐만 아니라 화물연대, 하청 비정규직노조를 공격대상으로 삼으며 노조 깨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폭력은 결국 양회동 열사의 죽음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건설노조 수사 과정에서 노동관계법에 무지한 수사관들은 ‘회사가 단체협약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냐’는 등의 무식한 질문을 던지는 실정이다.
전북경찰청의 구속영장청구 신청서에서도 노동자를 보호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유흥업소를 상대로 보호비를 갈취하는 깡패’에 비유하는 등 헌법과 노동권에 대한 기본적 이해조차 없이 막말을 늘어놓고 있다.
사법부는 이와 같은 정부의 반헌법적 수사를 견제하고 제동을 걸어야 하지만 어제 전주지방법원은 건설노동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노동권 부정에 동참했다.
어제 전주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가 져버린 것은 헌법과 민주주의다.
민주노총은 이미 윤석열 정부의 퇴행에 맞서 총파업 투쟁을 전개 중이다.
민주노총은 정부 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퇴행에도 조직적 역량을 다해 맞설 것이다.
노조 탄압! 헌법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구속 노동자를 즉시 석방하라!
건설현장 불법 하도급·불법 공사, 엄정 수사하고 처벌하라!
건설자본 뒤 봐주는 똥쟁이! 원희룡 장관·윤희근 청장 즉각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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