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자연스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기회가 많아진다. 이런 자리에서는 정치, 사회문제를 비롯한 나라안팎의 거의 모든 일들에 대해 제각각 한마디씩은 하게 마련이다.
이번 추석에 마주앉은 사람들 입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첫말은 거의 경기불황에 대한 언급일 것이다. IMF때보다 더욱 어렵다는 말도 도처에서 들려온다. 그때는 그래도 희망이라도 있었지만 요즈음엔 그런 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살림걱정 이야기와 함께 가뭄이 화제로 등장했다. 옥정댐을 비롯한 도내 주요 댐과 저수지들이 봄부터 이어져 온 극심한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당장의 생활용수는 물론 내년 농사에 필요한 농업용수 공급이 심히 우려스럽다는 의견들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강수가 주로 여름철에 집중되는 관계로 내년 봄까지는 비다운 비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가뭄이 극심했던 전북지역은 이에 대비한 특단의 대책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대화의 마지막은 노상 정치얘기가 등장하는데, 올해는 메르스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판과 우려다. 정권 출발 2년 반이 넘어섰지만 현 정부는 아직까지도 국민들의 믿음을 얻지 못한 것 같다. 최근에는 아예 국민들의 지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가 곳곳에서 엿보여 한편 불안해 지기도 한다. 지역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현 정부가 그동안 보여준 것은 일방적 특정지역 편애다. 한 마디로 내편 챙기기가 도를 넘어섰는데도 전혀 이를 개의치 않고 밀어붙이고 있어 과연 이렇게 까지 해도 되는 것인지 답답하다는 것이다.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거도 지역민들에게 상당한 흥미를 끄는 이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결정되는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11월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인구편차 상하안 비율이 2대1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했고, 또 지난 9월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내년 4월 총선 지역구 의석수를 ‘244석~249석’ 범위 내에서 획정키로 했다.
이들 조건에 맞추다보면 농촌선거구가 많은 전북도의 경우, 선거구획정에서 지난번 선거와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또 결과적으로 도내 의석수가 1~2석 정도 줄어든다는 것을 예상할 때 그렇지 않아도 허약한 지역 정치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 우려스럽다는 중론이다. 이번 추석 밑바닥 민심의 중요한 대목은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그동안의 맹목적인 애정이 식어간다는 것이다. 도민들은 지난 수십년간 변함없는 지지로 새정연을 밀어주었지만 결과적으로 오늘날 지역 형편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지역 정치지형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는 밑바닥 민심의 변화는 차후 선거에서 새정연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그동안의 공식이 무너질 공산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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